경기도가 자랑하는 대표 축제 '경기국제보트쇼'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어제였죠. 30일 오후 2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진행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나흘간의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보트쇼는 예년과 다르게 화성시 전곡항이 아닌 고양시 킨텍스로 장소를 옮기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는데요.
변화의 핵심은 덩치가 매우 커졌다는 겁니다.
전시면적만 지난해 1만1,600㎡보다 2.4배 늘어난 2만8,500㎡에 달하고, 이로 인한 참가업체와 부스도 대폭 상승했다는군요. 2012년과 비교 2배 가까이 많아진 305개 업체가 참여해 1,232 부스에서 전시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참고로 2008년 첫 개최 당시 전시면적은 8,400㎡였으니 약 3.4배나 넓어진 겁니다. 대단하죠?
"근데 이 사람, 왜 시작부터 머리 아프게 자꾸 수치를 강조하나!"
혹, 보트쇼가 궁금해 가벼운 마음으로 클릭했는데, 난데없는 숫자 테로로 불쾌한 감정 느끼셨다면 우선 사과부터 드립니다. 변명을 하자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에요.
경기도는 그동안 매년 전시장 면적을 늘리면서 규모를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는데요. 이번 킨텍스 이전 개최와 함께 비로소 두바이, 상해에 이어 '아시아 3대 보트쇼'로 자리매김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그게 왜 중요하냐. 경기국제보트쇼의 위상이 높아지면 해외 유수 기업의 관심과 참가를 확대시키고 여러분께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물론, 규모만 커진다고 다는 아닙니다. 누군가 인정을 해줘야 품격도 같이 올라갈 텐데요. 경기국제보트쇼는 지난 2010년 8월 지식경제부로부터 국제전시회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2011년 6월에는 국제보트쇼연합(IFBSO) 가입이 확정돼 세계적인 보트쇼로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보트쇼연합 인증은 보트쇼의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 할 수 있는데요. 국내최초인 것은 물론 아시아 4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정말 '국제'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된 거죠.
아, 제가 좀 과했나요? 자랑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빠르게 성장했다는 사실!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홍보하나 싶어 손이 근질근질했지 뭡니까. T.T
이제 본격적으로 2013 경기국제보트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는데요. 매년 보트쇼를 찾고 있는 기자의 고리타분한 시선보다는 신선함이 가미된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섭외한 인물.
오랜 친분이 있는 K(32.남)씨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해양레저엔 문외한인데다, 경기국제보트쇼는 물론이고 킨텍스도 처음 방문한 경기도민입니다. 누구보다 신선한 시각을 자랑하는 K씨인데요. 그와 함께 전시장을 꼼꼼히 둘러본 후,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기억에 남을 만큼 재밌거나 인상적이었던 거 5가지만 말해줄래?"
그렇게 시작된 K씨의 시선.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시선은 ‘펭귄(PENGUIN)’이란 이름의 신개념 레저보트입니다.
사진에서 보듯 범상치 않은 모습의 펭귄은 사실 보트라기 보단 잠수함에 가까운데요. 일반 보트처럼 선체에서 경치를 감상하는 것은 물론 수면 아래서도 바닷속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사실 기존 시장에선 4~50인용 대형 반잠수형 레저보트는 더러 있었지만, 가족단위의 소형 레저보트는 전무했다는군요. 그런 상황에서 펭귄의 등장은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는데요. 조작법까지 쉬워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하네요.
놀라운 건 펭귄을 개발한 곳이 우리나라 기업이라는 겁니다. 구명정 개발 전문회사인 현대라이프보트의 계열사 (주)라온하제가 그 주인공인데요. 라온하제는 지난 2009년 세계최초로 이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2년여의 디자인 및 성능 안정화를 거쳐 지난해 9월 출시를 완료하게 됐다고 하네요.
그동안 마이애미 보트쇼, 중동 보트쇼, 중국 상하이 보트쇼 등 해외에선 전시된 바 있지만 국내에 전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니 2013 경기국제보트쇼를 찾는다면 꼭 관람해 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K씨의 두 번째 시선은 경기도 군포시에 소재한 기업 (주)마이보트의 부스로 향했습니다.
마이보트는 수상레저 혁신기업으로 소형 레저보트를 생산하는 전문업체인데요. 이 회사에서 만드는 경량보트는 분해조립이 가능하고 이동이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특히 주력상품인 세발보트(TRI-BOAT)는 어느 방향에서 파도를 맞아도 배가 뒤집힐 위험이 없다고 하네요. 삼각구조로 배치된 구형 부력장치가 전복의 위험을 줄여줘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제품. '스마트폰 방수팩'을 전시한 (주)디카팩의 부스가 K씨의 세 번째 시선입니다.
"설마 방수팩에 스마트폰을 넣고 터치가 가능할까 했는데, 직접 시연을 보고 놀랐지 뭐야. 하나 사고 싶더라고... 가격도 1~2만원밖에 안 한다니까 여름에 놀러갈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
K씨가 반한 방수팩의 위력을 보고 저도 감탄을 쏟아냈는데요. 이 제품을 만든 디카팩이란 업체는 10년 동안 디지털카메라와 모바일용 방수케이스를 전문적으로 만든 회사라고 하네요. 제품은 대형마트나 워터파크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보신 것처럼 이번 경기국제보트쇼는 요트나 보트뿐만 아니라 해양레저산업 관련 부품이나 캠핑, 낚시,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보트쇼의 백미인 체험도 빼놓을 수 없겠죠.
K씨의 네 번째 시선은 바로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2013 경기국제보트쇼에 마련된 체험행사는 모두 20종에 달하는데요. 행사기간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 6시간씩 진행된다고 합니다. 20종 중 14종은 킨텍스에서, 6종은 김포 마리나에서 각각 펼쳐진다는군요.
K씨가 본 것은 킨텍스 내에 마련된 체험장으로 이곳에선 카누, 카약, 스쿠버, 무선로봇 조종, 범퍼보트 등을 선보였습니다. 그는 대형 풀장 안에서 아이들과 어른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인데요. K씨의 다섯 번째 시선, 과연 뭘까 궁금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던 K씨. 역시 그는 남자였습니다. 대충 눈치 채셨죠? 모터쇼에 레이싱걸이 있다면 보트쇼에는 보트걸이 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섹시한 포즈를 취하던 보트걸이 그의 최종 선택을 받았습니다.
다른 설명 필요 없이 사진으로 보시죠.
정말 예쁘지 말입니다. 눈 감은 모습까지도!
그녀들을 직접 보시려면 지금 당장 킨텍스로 달려가시면 됩니다. 2013 경기국제보트쇼는 다음 달 2일, 그러니까 이번 주 일요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직접 참관해서 해양레저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이번 보트쇼에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해양레저 전문 컨퍼런스가 계획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전문적이고 대중적인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큰데요.
K씨는 마지막으로 "일반인들이 평소 접해볼 수 없는 고가의 보트나 요트, 캠핑카 등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눈요기하는 수준이 아닌 직접 타보거나 홈쇼핑처럼 시연하는 모습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며 개인적인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금 화성시 전곡항과 안산시 탄도항에는 ‘2013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와 ‘경기화성 해양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으니 경기국제보트쇼와 함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두 행사 모두 6월 2일 막을 내리는데요. 늦기 전에 꼭 참여해 보시길 바랍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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